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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기술의 현재와 미래 (CCUS, 전기차, 열효율)

by 부의 신호 2025. 5. 6.

탄소중립 관련 이미지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Net-Zero)’을 선언하면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배출 자체를 줄이고, 불가피한 배출은 흡수·저장하거나 에너지 소비 구조 자체를 전환하는 종합적인 개념입니다. 이 과정에서 탄소 포집·저장(CCUS), 전기차 확산, 고효율 열에너지 시스템은 탄소중립 기술의 3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각각의 기술은 빠르게 상용화와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세 가지 탄소중립 기술의 현주소와 미래 방향을 살펴봅니다.

목차

1. CCUS 기술: 탄소를 다시 자원으로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는 화석연료나 산업 공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한 후, 이를 저장하거나 재활용하는 기술입니다. 특히 철강, 시멘트, 화학산업 등 탈탄소화가 어려운 산업에서는 CCUS가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0개 이상의 대형 CCUS 프로젝트가 상용화 단계에 있으며, 대표적인 예로는 노르웨이의 ‘노르드스피르 프로젝트’, 미국의 ‘페츨루프 발전소’, 호주의 ‘Gorgon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이들 설비는 연간 수백만 톤의 CO₂를 포집하여 해저 지층이나 고갈된 가스전에 영구 저장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포집(Capture)’ 기술로, 연소 후 포집(Post-combustion), 연소 전 포집(Pre-combustion), 산소연소 방식(Oxy-fuel) 등이 있으며, 효율과 비용에 따라 선택됩니다. 둘째는 ‘활용(Use)’ 기술로, 포집된 CO₂를 건축자재, 플라스틱 원료, 인공연료(Synfuel) 등으로 전환하는 CCU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울산, 포항, 여수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CCUS 실증단지를 조성 중이며, 2030년까지 연간 1,000만 톤의 CO₂를 포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비용, 에너지 소모, 저장지 수용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탄소중립 녹색기술 로드맵’을 통해 CCUS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R&D 투자와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2. 전기차의 진화와 에너지 전환

수송 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20~25%를 차지하는 주요 부문입니다. 특히 자동차, 트럭, 선박, 항공기 등은 대부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어 전기차로의 전환은 탄소중립 달성에 핵심적인 기술 중 하나입니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전기차 보급 대수는 3억 대에 육박하고 있으며, 주요 국가들은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시점을 2030~2035년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고, 한국도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50% 이상을 친환경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향상과 충전 속도 개선이 가장 큰 진전을 보였습니다. 평균 주행거리 400~600km급 차량이 보급되었고, 350kW급 초급속 충전 인프라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차세대 기술로는 고체 전해질을 활용한 전고체 배터리, 무선충전 기술, 회생제동 효율 향상 등이 활발히 개발 중입니다.

또한 전기차는 단순한 탈탄소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에너지 저장소'로도 활용됩니다. V2G(Vehicle-to-Grid) 기술을 통해 차량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다시 전력망에 공급하거나, 건물과 연계된 V2H(Vehicle-to-Home) 시스템도 실증 단계에 있습니다. 이는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는 핵심 기술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다만, 전기차 확산에는 여전히 인프라 부족,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 불안정, 폐배터리 처리 문제 등이 존재합니다. 이에 따라 각국은 폐배터리 재활용(Recycle & Reuse), 지역 충전소 보조금, 배터리 제조지 전략 다변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3. 열효율 기술의 혁신과 산업 적용

산업·건물 부문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중 절반 이상은 ‘열 에너지’입니다. 하지만 많은 에너지가 열 손실로 사라지며, 이로 인한 비효율과 온실가스 배출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열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이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술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고효율 보일러 및 히트펌프: 기존의 가스보일러를 히트펌프나 초고효율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일본, 독일, 한국은 산업용 히트펌프 보급에 적극적입니다.
  • 폐열 회수 기술: 공장, 발전소, 대형 건물에서 버려지는 폐열을 회수하여 재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제철소의 고온 배기가스를 활용해 인근 지역난방에 사용하거나, 냉동창고의 폐열로 온수를 생산하는 모델이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 열 저장 시스템(TES): 남는 열을 축열조에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사용하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사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빌딩과 연동된 자동 온도 제어 시스템, AI 기반 열 수요 예측 시스템 등도 도입되며, 건물 단위의 에너지 효율화가 급속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를 통해 건물 부문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열관리 기술은 그 핵심입니다.

4. 결론: 기술이 바꾸는 탄소중립의 현실

탄소중립은 규제나 캠페인만으로 실현될 수 없습니다.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며, 기술이야말로 탄소중립 시대를 여는 열쇠입니다. CCUS, 전기차, 열효율 기술은 각각 산업, 수송, 건물이라는 주된 탄소배출원을 정조준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수단입니다.

현재 각국 정부는 이들 기술에 대한 투자와 법제화를 강화하고 있으며, 민간기업은 시장과 ESG 압력에 따라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시민 역시 제품 선택, 에너지 사용 습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기술 전환을 견인하는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전환이 아니라 진화입니다. 기존 시스템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기술로 재정립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CCUS로 기존 산업을 보완하고, 전기차로 수송을 혁신하며, 열효율 기술로 일상의 에너지를 바꿔나가야 합니다. 그 길이 곧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길입니다.